안녕하세요. 오마르 맘입니다.
오늘 날씨는 흐림이네요. 이집트는 겨울에 구름이 많이 끼고 가끔 비가 내려요. 작년에는 2번 왔다고 하니 이제는 비 내리는 날이 그립기도 합니다. 창밖에는 비가 내리고 나는 따뜻한 방 안에서 그것을 바라보는, 그런 아늑한 느낌.. 가끔은 그리울 것도 같아요.

저는 서울에서 태어나고 자라서인지 늘 전원생활에 대한 로망이 있었습니다. 여기 이집트로 와보니 타운하우스에 작은 뒷마당이 있었어요. 이집트는 모든 땅이 사막 같은 모래가 아닐까 생각했었는데 제법 단단한 흙이더라고요. 마음이 반짝반짝 설레기 시작했어요.
"이것저것 잔뜩 심어서 요리할 때 써먹어야지" 라 생각하며 먹은 과일의 씨앗을 모아 심기 시작했습니다. 망고, 오렌지, 레몬, 구아바, 복숭아 등 먹는 족족 씨앗을 심었어요. 아무런 지식이 없는 저는 그저 물을 주며 싹이 나기만을 고대하는 일상이 시작되었어요. 한 달쯤 지났을까 싹이 나기 시작했어요. 남편은 아들보다 식물을 더 아낀다며 농담을 건네기도 할 정도로 정성을 듬뿍 주었습니다. 그런 제 모습이 기특해 보였는지 어느 날 남편이 시장에서 "고수"와 "무" 씨앗을 사 왔습니다. 고수는 제가 워낙 좋아하는 야채라 부푼 기대를 안고 저녁 내내 땅을 파고 씨앗을 심었습니다.
한 달쯤 지나 싹이 나왔어요. 씨앗에서 무언가 자라 나온다는 게 어찌나 신기하던지, 고수를 매일 먹을 생각에 더욱 열심히 물을 주었죠. 그런데 싹이 난 고수잎은 어딘가 제가 아는 고수와 달랐어요. 맛도 고수가 아닌 것이 "아직 어린잎이라 그런가?"라고 생각했죠. 자랄수록 고수에서는 파슬리 맛이 났어요. 같이 심은 무 역시 이상한 꽃이 피기 시작했습니다. "이집트 무는 다르구나"라고 생각하며 가끔 뜯어서 먹곤 했어요. 아들에게도 먹여주며 뿌듯함을 느낄 즈음, 사진을 찍어 인테넛에 검색을 해보니 알 수 없는 이상한 잡초이름이 나왔어요. 그동안 저는 잡초를 열심히 뜯어서 먹고 있던 것이었죠.

고수는 파슬리 무는 잡초!
먹고 배탈이 안 난 게 얼마나 감사하던지.. 역시 사람은 아는 것이 중요한 것 같아요.
또 하나의 문제는 제 마당에서 자라나는 여러 가지 새싹들이 정확히 무엇인지 모른다는 것입니다. 물을 줄 때 씨앗이 다른 곳으로 이동을 해서 여기저기 엉뚱한 곳에서 싹이 나왔어요. 이름표를 만들었어야 했는데, 또 한 가지 배웠습니다.

그래도 파슬리는 달걀말이나 스파게티 할 때 유용하게 쓰고는 있지만 문제는 더 이상 자라지 않는다는 것이에요. 땅이 문제인지, 날씨가 추워서인지 이것도 잘 모르는 초보 식집사입니다.

기대 안 하고 심었던 시금치에서 이렇게 싹이 자랐어요. 잔뿌리도 없었는데 요렇게 이쁘게 자라주는 기특한 아이입니다.

제일 잘 자라는 아보카도!
처음 씨앗을 갈라 물에 담가두면 뿌리가 나오는데, 이 시간이 꽤 오래 걸렸지만 하루하루 무섭게 성장하고 있습니다. 요즘 아보카도 재배로 인해 너무 많은 물이 쓰인다고 해서 논란이 되고 있지만 한 개 정도는 괜찮겠죠?
여기까지 이집트는 사기꿈의 나라인가 의심할뻔했던 이집트생활기였습니다. 여러분도 좋아하시는 일 하며 행복하길 바라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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