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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생활 in egypt

고양이가 우리집에 놀러왔어요.

by 오늘도 긍정 2025. 2. 28.

아들 오마르와 저녁 산책을 하고 돌아오는 길이었어요. 평소 이뻐하던 고양이가 한 마리 있었는데 오늘은 그 고양이와 똑같이 생긴 아기 고양이가 우리를 따라오더라고요. "오 온다 온다 따라오네" 하며 아들은 신이 나있었습니다. 현관문을 열어주니 놀랍게도 집안으로 들어왔어요.



평소 아들은 늘 고양이를 키우고 싶다고 노래를 불렀지만 남편이 알레르기가 있다 해서 마음을 접었더랬죠. 그런데 요놈이 우리 집에 놀러 와서 온 집안을 탐색하기 시작하니, 마음이 콩닥콩닥!



고양이는 저도 처음이라 어찌할 줄을 몰라, 그저 신기하게 바라만 보고 있었습니다. 녀석은 1층부터 3층까지 신이 나서 열심히 돌아다니더라고요. 여기저기 다니며 냄새를 맡고 몸을 비비는 것이 꼭 강아지 같다고 해야 할까?

"혹시 너 개냥이인 거니?"



처음에는 아들을 피해 도망 다녔지만 어느 순간 아들을 따라다니며 둘은 그렇게 친구가 되어가고 있었습니다. 제가 "안돼" 하면 멈추고 "내려가자" 하면 따라 내려오고.. 한국말을 모를 텐데 눈치가 있는 걸 보니 똑똑한 고양이인 것 같아요.



맛있는 간식이라도 주고 싶었지만 뭘 줘야 할지 몰라 "물이라도 줘볼까?" 하고 물을 주었는데 장난감처럼 가지고 노네요.

30분쯤 놀다 나가고 싶어 하길래 문을 열어주니 집 앞 나무 위를 쏜살같이 오르락내리락하는 것이 사람이나 동물이나 어린놈들은 에너지가 넘칩니다.




"잘 가"

문을 닫고 설거지를 하고 있는데 주방 앞 창문에서 야옹거리네요. 문을 열어주니 "어라" 또 들어오네요.

"뭐지? 간택이라도 된 건가? 나 너네 집 알아서 나는 너 집사 못해줘"

이제는 마당에도 나가고 싶은지 문을 열어달랍니다.



또다시 아들과 뜀박질이 시작되었습니다. 매일밤 심심해하던 아들에게 친구가 생긴 것 같아 좋았습니다. "진짜 한 마리 키울까?" "아냐 나는 강아지가 더 좋아" 라며 혼자 별별 생각을 해보았어요.

"잘 시간이야. 이제 고양이 보내주고 자러 가자"

고양이를 보내려는데 녀석이 집에를 안 가요. 왠지 자주 올 것 같은 느낌이 들어 이름은 "나비"라고 지어주었어요 ㅋㅋ.



불을 끄고 자려다 잠시 확인해 보니 "헉! 또 창문에.." 어떡하죠? 들여보내 달라고 자꾸 울어요. "우리 이제 자야 해 잘 가 나비야"

또 놀러 왔으면 좋겠어요. 오늘 문을 안 열어줘서 내일은 안 올 수도 있겠지만 그래도 마음속으로 바래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