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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생활 in egypt

세계 최대 박물관이 이집트에 있었네요 : 이집트 대박물관!

by 오늘도 긍정 2025. 2. 26.

처음 이집트에 도착해서 입술이 바짝바짝 마르던 게 기억나네요. 나름 더위에는 자신이 있었는데 이집트의 더위는 상상을 초월했습니다. 온몸이 땀으로 젖어 끈적거렸지만 입술은 바싹 말라 부랴부랴 립글로스를 사서 발랐던 기억이 납니다. 이런 더위에 밖을 나가는 게 살짝 귀찮기도 하였지만  그래도 세계최대 박물관이라니 꼭 봐야겠다 싶었어요.

이집트 대박물관이 있는 기자는 카이로 시내에서 차로 1시간 정도를 가야 합니다. 피라미드와 서로 바라볼 수 있게 건물이 지어진 만큼 하루코스로 피라미드와 박물관을 구경하면 딱 좋은 거 같아요. 제가 다녀왔을 때는 가오픈 상태이기도 했고 이집트인과 결혼했으니 같은 민족이라며, 입장료를 깎아주었어요. 매표소 직원의 센스에 남편이 의기양양했던 기억이 납니다.

남편의 몸짓에서 "거봐 이집트는 이렇게 오픈마인드인 나라라니까!"라고 말하는 것 같았어요. 그동안 한국에서 외국인이라고 서러움을 많이 느꼈던 모양입니다.

이집트 대박물관은 2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준비를 해오다 2024년 10월 말에 개관을 했다고 합니다. 이집트는 땅만 파면 유물이 나온다고 할 정도여서, 10만 점 이상의 유물이 전시가 될 예정이지만 제가 갔을 때는 아직 준비가 덜 되어있었어요. 구 박물관에서 파라오의 전시물들을 옮겨 올 때는  화려하고 신성한 퍼레이드를 열어주었다며 남편이 영상을 보여주었습니다. 또 한 번 어깨가 으쓱... 아.. 남편의 애국심...

과거 이집트인들은 지금과는 다른 언어를 사용했데요. 남편이 보여주는 영상 속에는 고대 이집트언어로 노래하는 여가수가 고대의상을 입고 퍼포먼스를 하고 있었는데 조명과 음악이 어찌나 멋있던지 "너네 나라는 좋겠다 조상 덕분에 후손들이 호강하는구나"라는 말이 절로 나왔어요. 은근 남편과 저는 서로 나라자랑을 하며 애국심을 뿜뿜 할 때가 있는데 그날은 남편이 이긴 거 같아요.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압도적인 내부모습에 감탄이 절로 나왔어요. 바람길을 고려해서 설계를 했다고 하던데, 에어컨 없이도 내부가 시원한 것이 신기하더라고요.

박물관에 들어서는 순간, 마주치는 거대한 석상은 람세스 2세입니다. 높이가 11미터, 무게는 80톤이 넘는데요. 정말 이 무거운 것들을 그 옛날에 어떻게 옮겼을까요?

1층에서 오디오설명 헤드셋을 받아 한 무리의 사람들과 함께 가이드를 따라다녔어요. 여행의 설렘을 다른 외국인들과 공유하니 그것 또한 해외여행의 재미가 아닌가 싶었습니다.


계단을 다 오르면 피라미드를 볼 수 있는 전망대에 도달합니다. 관광지에 가면 "눈으로 담자"라는 주의라 사진이 거의 없어서 조금 아쉬워요. 지금 생각해 보면 남는 게 사진인데 그때는 무슨 똥베짱이 었던 건지, 세계최대 박물관을 다녀오면서 사진 2장이라니...

현지인들도 잔뜩 기대하게 만들었던 투탕카멘 유물관은 오픈을 하지 않은 상태라 실망(?) 감이 조금 컸던 박물관견학이었습니다.


부대시설로는 기념품점과 스타벅스가 있었던 것 같아요. 기념품 가격에 눈이 휘둥그레질 정도라서 과연 팔릴까?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세상에 부자는 많으니까요. 저도 이 세상에 태어났으니 한 번쯤 부자로 살아보고 싶어 집니다.

이집트라는 나라, 엄청난 유물들로 나라가 많은 관광수익을 벌 수 있으니 남편의 고향에서는 결혼하면 집을 공짜로 주기도 했다고 합니다.  식료품도 저렴하고  가진 자나 덜 가진 자나 기본적인 삶의 행복에는 차이가 없는 나라인 거 같아요. 물론 더 좋은 차, 더 좋은 집, 더 좋은 물건들이 필요하겠지만 조금만 마음을 비우면 먹고사는 데는 충분한 나라~ 7개월 넘게 살면서 느낀 이집트 생활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