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라미드, 스핑크스, 신전 등 고대 유물이 많은 나라!
뜨문뜨문 야자나무가 보이는 사막의 나라!
영화 미이라나 인디아나존스에 나올 것 같은 고대도시의 나라!
30대의 어느 날 람세스라는 책을 읽고 이집트에 대한 환상을 품은 이후로 제 안에서 이집트는 늘 이런 모습이었습니다.
그런데 왜 현대적인 이집트에 대해서는 한 번도 생각해 보지 않았을까요? 이곳도 다 사람 사는 곳인데 말이죠. 이집트의 현대적인 멋스러움을 처음으로 발견한 곳은 "Open Air Mall"이라는 쇼핑몰을 방문했을 때였던 것 같아요. 탁 트인 공간에 펼쳐진 유럽풍의 건물들이 화려한 조명으로 장식된 모습에 감탄이 절로 나왔던 기억이 납니다.

오래간만에 마디나티를 다녀왔어요. 아직은 더위가 시작되지 않아서인지 낮에도 사람들이 정말 많았습니다. 현지인들보다 관광객이 더 많은 장소인만큼 다양한 나라의 사람들이 한껏 멋을 내고 거닐고 있었어요.

자라, H&M 등 많은 유명 브랜드 상점들이 자리하고 있었고, 창문에는 60%, 70% 할인문구가 적혀있는 것으로 보아 아웃렛 매장들이 많은 것 같았습니다.

쇼핑몰 가운데 자그마한 철도길을 따라 트램이 다니고 있었지만 대기줄이 너무 길어 이번에는 타지 않았어요. 넓은 공간을 구경하기 위한 미니차도 많이 운영하고 있어서, 처음 방문하는 사람이라면 한번 정도 타볼 만한 것 같아요. 이번에 새롭게 느낀 점은 제가 어느새 현지인 모드로 관광객들을 바라보고 있더라고요.

이곳이 더욱 매력적인 점은 야외테이블을 갖춘 식당이나 카페들이 많이 있다는 것입니다. 테이블에 앉아 음식을 즐기고 있다 보면, 마치 유럽의 어느 거리에 있다는 느낌이 들기도 해요.

이곳은 영화관, 실내 놀이공원도 있고 토크쇼를 관람할 수 있는 극장 같은 것도 있어서 단순히 쇼핑몰이라기 보단 복합문화시설이라고 부르는 게 더 어울리는 곳입니다.
토크쇼 극장은 티켓을 구하기가 어렵다고 했었던 것 같아요.

아들이 다시 가고 싶어 했던 놀이공원이지만 사람이 너무 많아 도저히 엄두가 안 났습니다. 다행히(?) 아들도 밤에 다시 오자 해서 밖으로 나올 수 있었어요.
이집트는 밤에 늦게까지 영업하는 곳들이 많아서 야간형 인간들에겐 좋은 곳인 것 같아요. 저도 한때는 밤에 늦게까지 깨어있는 것을 좋아했었는데, 이제는 9시만 되면 집에서 편하게 쉬고 싶어 져요. 남편이랑 왔었다면 아마 12시까지 머물지 않았을까 생각하니 휴~ 소리가 절로 나오네요.
얼마 전 아들에게 축구공을 사주었던 날 아들은 새벽 2시에 집에 돌아왔어요. 컴파운드 안이라 걱정할 일은 없었겠지만 그 시간까지 아이들이 밖에서 있는다는 게 놀라왔습니다. 한국아이들은 공부하느라 늦게까지 깨어있지만 이집트 아이들은 노느라 밤늦게까지 깨어있던데, 도대체 잠은 언제 자는 걸까 궁금해졌습니다. 남편을 보아도 그렇고 잠을 많이 안 자도 괜찮은 유전자인 건가? 그렇다면 참 부러운 유전자입니다.
한국 친구들이 제게 "적응은 했어?"라고 자주 물어 왔을 때는 "적응이랄 게 뭐 있을까? 싶었는데 오늘 오래간만에 마디나티를 다녀오고 나서 느낄 수 있었어요.
"내가 이들의 느림에 이제 적응을 했구나"
마음속에서 느껴지는 편안함 같은 감정이랄까 이제 더 이상 낯설지 않은 무언가가 마음속에 자리 잡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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