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따뜻한 날씨가 돌아왔어요.
오늘 낮기온은 31도!
한국 같았으면 끈적끈적, 숨이 막힐 날씨겠지만 이집트는 사막이잖아요. 그래서 집안에 있으면 거의 땀이 나지 않아요. 게다가 바람도 선선하게 불어서 요즘 딱 기분 좋은 날씨입니다.
이런 날은 커피나 차 한잔 옆에 두고 책이라도 봐야 할 것 같아서 오랫동안 미루어왔던 아랍어 공부를 하기로 했어요. 책은 아니지만 앱을 켜고 공부를 하는 제 모습을 보면서 제가 늘 머릿속으로 그려왔던 장면들이 이루어진 것 같아 기분이 좋으면서도, 이럴 줄 알았으면 이런 소박한 꿈 말고 더 거창한 꿈을 가질걸... 하는 생각도 잠시 스쳐 지나갔습니다.
처음 아랍어 공부를 위해 앱을 설치할 때마다 남편은 "아니야~ 그 발음이 아니야"라고 말했어요. 저는 무안함과 함께 "앱이 그렇다고 말하는데?"라고 말을 하면, 남편은 "이집트어는 다른 아랍어와 달라! 나중에 선생님이랑 같아 공부하는 게 좋을 거 같아"라고 말을 하곤 했습니다.
그래서 미루고 지내온 시간이 8개월이 넘어가고, 남편은 일 때문에 한국으로 가버려서 이제는 제 마음대로 공부를 하기로 했어요. "진작부터 공부할걸! 8개월을 낭비했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가 설치한 앱은 NileLangu라는 앱인데요. 이집션 아랍어의 알파벳을 쉽게 공부할 수 있게 도와주는 것 같아요. 게다가 무료인 것도 마음에 듭니다. Middle Egyptian 이라는 부분은 고대 이집트 글자인거 같아요^^ 새모양이 A를 의미한다고 해요.

공부를 하다 보니 정말 이집트는 표준 아랍어와 발음이 다른 단어들이 있어서 파파고 같은 번역기가 제대로 번역을 못하는 경우가 있었습니다. 이집트어 민(مين)은 누구라는 뜻인데 번역기에서는 "민" 이라고 나오네요 하하. 왜 그럴까 싶어 찾아보니 오래전 이집트의 언어는 아랍어가 아니었다고 해요.

7세기 이전 이집트는 이슬람교, 아랍어와는 다른 문화를 가지고 있었는데, 여러 나라의 침략을 당하면서 이슬람교가 들어오고 언어도 아랍어로 바뀌기 시작하다가 14세기에 이르러서는 완전히 아랍어가 자리를 잡고 콥트어는 거의 사라졌습니다. 지금은 특별한 사람들만이 구사할 수 있는 귀한 언어가 되었다고 하니 조금은 안타깝기도 하네요.

아랍어는 말도 말이지만 글자 구분이 너무 어려운데 콥트어를 보니 아랍어로 바꾸길 잘했다는 생각도 드네요.. 저건 분명 똑똑한 사람들을 위한 글이었지 않을까?라고 생각해 봅니다.
한글처럼 과학적인 규칙이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요?
제가 지금껏 공부한 아랍어 규칙은 이렇습니다.
아랍어에는 여성형과 남성형이 있어요.
"그것"이라는 단어를 남자가 말할 땐 "다"이지만 여자가 말할 땐 "디"가 되어야 해요. "너"라는 단어는 남자일 때 "엔따" 여자일 때 "엔띠"가 되고... 한 가지 단어인데 2개씩 공부를 해야 하니 외워야 할 단어가 2배가 되는 거지요.
아랍어에는 "el" "al" 같은 관사도 있어요.
글자는 또 어떻고요. 글자가 다른 글자랑 붙으면서 모양이 변해요. 하하하 그저 웃지요. 과연 제가 이걸 다 외울 수 있을지가 의문이지만 제가 늘 아들에게 하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모르면 알 때까지 반복!
콜루 따맘
(모든 게 좋아)
아나 따맘
(나는 좋아)
늦은 나이에 시작하는 새로운 도전으로 어제보다 나은 오늘을 만들어갑니다. 배움에 늦은 나이란 없는거겠죠?
'해외생활 in egypt'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저 이집트에서 좀 인기있는것 같아요~ (116) | 2025.04.01 |
---|---|
인생이 계획처럼 된다면 얼마나 좋을까? (36) | 2025.03.31 |
아들에게 받은 꽃다발! (81) | 2025.03.22 |
같은 단지에서 동양인을 만나다. (71) | 2025.03.21 |
이집트는 벌써 여름날씨! (72) | 2025.03.1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