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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생활 in egypt

이집트에서 스시를 먹는다는 건 : Mori Sushi

by 마르엄마 2025. 5.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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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과 저는 초밥을 엄청 좋아합니다. 한국에서 '미카도스시'집을 매주 갈 정도로 초밥을 자주 먹었었는데, 이집트는 무엇이든 익혀먹는 문화이기 때문에 사실상 포기하고 있었어요.

그러다 우연히 지난번 방문했던 'Open Air mall'에서 봤던 초밥집이 생각이 났습니다. 쇼핑몰 푸트코트 안에 위치해 있었지만 제법 럭셔리한 분위기 때문에 비쌀 것 같다고 생각했던 집이었어요.



More sushi in open air mall in cairo

 

저희가 도착한 저녁 6시쯤에는 가게에 사람이 별로 없었지만, 이집트에서 나름 괜찮은 체인점으로 평가받고 있는 것 같아 고민 없이 가게로 들어갔습니다. 1년 만에 먹는 초밥 생각으로 마음이 들떠 있었어요.


Mori sushi menu

 

20개의 초밥이 480파운드!

한화 13,500원 정도니 상당히 저렴한 편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저희가 자주 가던 한국의 초밥집에서는 한 접시에 1,900원이었고 보통 2개의 초밥이 들어있으니, 10 접시로 계산해서 가격을 비교해도 이집트가 훨씬 저렴했어요. 저는 살짝 놀랐습니다. 일본식당이기 때문에 당연히 많이 비쌀 것이라고 생각했던 것 같아요.

 

모리스시 우동과 라면 메뉴판


초밥 20개와 야끼우동을 주문했습니다.

야끼우동 밑에 치킨, 소고기, 새우의 가격이 따로 표시되어 있었지만 주문 시에는 눈에 들어오지도 않았아요. 우동이 230파운드니 싸진 않지만 비싸지도 않다고 생각하며 같이 주문했습니다.

초밥은 20가지를 전부 골라야 했기에 아들에게 먹고 싶은 것들로 고르게 하고 저는 찬찬히 가게를 둘러보았어요. 의외로 저희를 제외하고는 전부 아랍 사람들이었습니다.

회를 날로 먹는 민족이 아닌 이집트 사람들이 초밥을 즐긴다는 것이 놀랍게 느껴졌어요. 남편도 초밥이나 회를 잘 먹지 않거든요. 훈제연어만 날것으로 먹지만, 훈제연어도 100% 날 것은 아니잖아요~

일단, 인테리어는 매우 모던하고 세련된 느낌이었어요. 높은 천장이 분위기를 한층 돋보이게 만들었어요.


모리스시 카이로의 내부 인테리어 화려하고 고급스럽다

 

우리 옆 테이블에는 젊은 커플과 아이들이 음식을 기다리고 있었고, 음식을 기다리는 동안 손님이 계속해서 들어왔습니다. 어느새 모든 테이블이 만석이 되었어요. 음식이 꽤 괜찮은가 봐요. 엄청 기대돼요.


초밥을 기다리는 아들 잔뜩 들떠있다

 

손님들 대부분이 제 눈에는 전부 이집트 사람처럼 보이지만, 이곳은 다양한 인종이 모이는 쇼핑몰이니 아마 아랍의 여러 나라에서 오지 않았을까 생각을 하며 지루한 시간을 견뎌봅니다. 기대가 커서 그런지 15분이 1시간처럼 더디 갑니다.

모리스시의 야끼우동 엄청 짜다
출처 : Mori Sushi instagram

 

야끼우동이 먼저 나왔습니다. 집에 와서 보니 음식 사진이 하나도 없네요. 먹는데 정신 팔려 사진 찍는 걸 까맣게 잊어버렸습니다. 좀... 민망하네요.

음! 야끼우동의 맛은.. 정말 짰습니다. 평소 짜게 먹는 아들도 중도에 젓가락을 내려놓았아요. 짜다는 것 외에는 달리 맛을 설명할 단어가 없는 그런 맛이었습니다.


모리스시의 초밥20개 제법 맛있어 보인다
출처 : Mori Sushi instagram

 

초밥은 나름 모양도 이쁘고 괜찮아 보였어요. 새우튀김이 올려진 초밥, 튀긴 밥 위에 회를 올린 초밥 등등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것들이 많았습니다. 아들이 골고루 잘 고른 것 같네요.

전체적으로 평가를 하자면 음식은 평균이하였습니다. 하지만 이집트라는 특수한 상황을 고려해서 80점 정도는 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일단 밥이 맛이 없었고 생선초밥에서는 비린내가 심하게 났지만 어쩌겠습니까! 다음번엔 생선은 빼고 주문하자며, 아들은 한 달에 한 번씩이라도 오자고 합니다. 그.. 그래..


모리스시의 개인 화로구이 냄새가 좋다
출처 : Mori Sushi instagram

 

직접 구워 먹는 숯불메뉴가 이집트에서는 꽤 인기가 있는 것 같았어요. 게다가 메뉴판에 코리안 치킨도 팔고 있던데, 기분이 살짝 나빴습니다. 왜 이웃나라인데도 정이 안갈까요~ 너네 왜 따라 하냐... 아.. 한국식당이 이집트에 더 많이 많이 생겼으면 좋겠습니다. 김밥집열면 잘될거같기도 한데~

 


밥을 다 먹고 계산을 위해 빌을 받은 후 깜짝 놀랐습니다. 제가 생각한 금액은 710파운드(한화 2만 원)에 약간의 팁 정도였는데, 계산서에는 1085파운드(한화 3만 원)가 찍혀있었어요.

헉! 왜 이리 비싸지? 자세히 보니 종업원이 물었던 '치킨 또는 새우'가 옵션이었고 서비스 비용과 세금이 따로 청구되었던 것이었습니다.

이집트 식당에서 서비스 비용과 세금을 따로 내는 문화가 저는 아직 적응이 안 됩니다. 도대체 "내가 무슨 서비스를 받았단 말인가? 직원들의 월급을 왜 내가 내야 하는가?"라는 생각이 들어 기분이 좋지는 않지만 제가 적응해야겠죠!

이럴 때면 한국의 서비스가 그리워집니다. 한국에서는 여기보다 더 많은 서비스와 친절을 베풀지만 그것을 청구하지는 않으니까요. 돈으로 청구되지 않는 친절이야 말로 진짜 친절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래서 외국인들이 한국으로 여행을 가면 다들 놀라나 봅니다! 이집트에 여행을 온다면 찾지 않을 가게지만, 계속 살아간다면 찾게 되는 가게인 것 같습니다.

그래도 초밥을 먹을 수 있어서 행복했던 하루입니다! 이집트에 와서 작은 것에도 감사하는 법을 배워나갑니다.

 

📌 이집트 모리스시 정보 요약

 

장소: 카이로 오픈에어몰
         (open air mall in cairo)
           
가격: 1,085파운드 (한화 3만 원)

 

특징: 이집트에 15개 정도의 매장이 있고 초밥 메뉴도 다양한 편입니다.

 

후기: 야끼우동은 많이 짜고 새우가 너무 작아 새우 맛이 안납니다. 초밥은 생선을 제외하고는 먹을만해요.

 

추천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