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오래간만에 글을 씁니다.
얼마 전 구입한 아들의 교복이 너무 작아 교환을 위해 지난번 방문했던 뉴카이로의 세븐스타몰을 재방문하게 되었어요.
지난번 방문했을 때 길거리에서 할머니 두 분이 야채와 마늘을 팔고 계시는 것을 보았는데 왠지 마음이 쓰여, 오늘은 팔아드려야지 생각하며 집을 나섰습니다.
우선 도착해서 밥을 먹기 위해 주변을 둘러보았어요. 저는 로컬 식당에서 이집트 음식을 먹어보고 싶었지만 같이 간 아들이 딴지를 거는 바람에 먹을 수가 없었습니다.
이집트 전통음식을 제외하면 이집트에서 먹을 수 있는 음식은 햄버거와 피자뿐이라 저는 갑자기 화가 났어요. 아들에게 한바탕 불만을 토로하긴 했지만 결국에는 또 피자를 먹어야 했습니다. 50대인 저는 한국처럼 밥과 반찬이 나오는 아주 평범한 음식이 그립네요~
아들이 점점 커갈수록 아들과 의견 충돌도 커집니다. 제가 나이를 먹어서 그런 것인지 가끔은 혼자가 편하게 느껴지곤 해요~

여차여차 식사를 마치고 쇼핑몰로 들어가는 길에 마늘 파는 할머니를 다시 발견했어요. 바람이 많이 불던 그날은 마늘이 몇 봉지 없었는데 오늘 보니 어마어마하게 많은 마늘을 직접 까서 팔고 계시더라고요~
제법 많아 보이지만 저는 마늘을 사랑하는 한국인이니 저에겐 딱이었죠! 봉지 하나를 가리키며 얼마인지 물었습니다.
나: 다 비캄? (얼마예요?)
할머니: 메이야.
나: 메이야? 원헌드레드?
할머니가 영어를 하실리는 없으니 돈을 꺼내 보여드렸어요. 할머니는 맞다며 마늘을 주려던 찰나 갑자기 옆에 있던 남자가 끼어들었습니다.
캄신! 캄신!
봄철에 50일 동안 부는 모래바람을 캄신이라고 한다고 블로그에 자주 썼던지라 캄신이 50이라는 것을 바로 알아들었어요.
할머니는 갑자기 크게 소리를 지르며 아저씨와 말싸움을 하기 시작했어요. 이후 사람들이 저와 할머니에게 모여들기 시작했습니다. 그들의 아랍어를 전혀 알아들을 수는 없었지만 상황이 어찌 돌아가는지는 대강 알 수 있었습니다.
아저씨는 배달을 하는 사람으로 늘 할머니 주변에 오토바이를 주차하고 있어 평소 가격을 알고 있었고, 할머니는 제가 외국인이라 가격을 2배로 올려 불렀던 것이었습니다.
방귀 뀐 놈이 성낸다고 할머니는 억울하다는 듯 하늘에 맹세코 본인은 거짓말을 하지 않았다는 듯한 몸짓을 취했고 사람들은 중간에서 제 편을 들어주려 노력하는 듯 보였습니다. 하지만 할머니가 워낙 크게 소리를 지르면서 하소연하자 사람들은 그냥 100파운드를 주라며 저를 설득하기 시작했어요. 제가 갈 때까지 소리를 지를 것 같았기에 저는 마늘을 받고 자리를 떠났습니다.
할머니이기 때문에 순수할 거라고 생각했던 제가 어리석게 느껴지는 상황이었네요~ 앞으로는 속 편하게 정찰제 마트를 이용해야겠습니다. 이상하게 저는 한국에서도 이집트에서도 잘 속는 것 같아요. 그래도 마늘이 많아서 기분은 좋네요!
게다가 '메이야'가 100이라는 것을 확실하게 배웠습니다!

다음 주부터 학교를 가게 될 아들의 머리도 깔끔하게 정리했습니다. 밖에서 기다리는데 카운터의 남자가 다가와 반갑게 인사를 하며 음료수를 주겠다고 합니다. 괜찮다고 하자 물이라도 주고 싶다며 친절하게 응대해 주었어요. 한국을 좋아하고 언젠가 꼭 한번 방문해 보고 싶다는 말을 들으니 좀 전에 있었던 할머니 일이 마음속에서 스르르 떠나갔습니다. 저는 참 단순한 사람인가 봅니다.

보통 이집트의 헤어샵은 남자와 여자가 나뉘어 있어요. 남자들을 위한 미용실은 'Barber'라고 간판에 적혀있는 경우가 많은 것 같아요. 이 미용실에는 여자점원이 있어서, 저도 순간 착각하고 저도 자를까 했지만 이곳은 남자들을 위한 미용실 이랍니다.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보면 한국도 남자가 주로 가는 미용실과 여자들이 주로 가는 미용실이 나뉘어져 있는 것 같기도해요.

미용비용이 200파운드(5,500원)가 나와 혹시 미용사에게 팁을 따로 줘야 하는지 카운터의 남자에게 물어보자, 남자는 웃으며 괜찮다고 알려주었어요. 모를 때는 차라리 물어보는 게 속이 편한 것 같아요!
📌 이집트 미용실 정보 요약
장소: 뉴카이로 세븐스타몰의 미용실
가격: EGP200(₩5,500)
특징: 가위로 꼼꼼하게 잘라줘요.
후기: 동양인 두상을 잘 살리지 못하는 것 같아요. (뒤통수가 납작하게 보여요~)
추천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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