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보낸 국제학교 입학서류가 DHL로 도착했어요. 남편이 5만 원을 내고 서류를 보냈고 이집트에는 3일 만에 도착한 거 같아요. 우체국의 EMS는 2주일 이상 걸린다는 말을 듣고 비싸지만 DHL을 선택했다고 합니다. 드디어 아들이 학교를 다닐 수 있을 것 같아서 기분이 설레었습니다.

이집트에서 남편의 사업에 문제가 생기면서 아들은 집에서 저와 함께 홈스쿨링을 하게 되었답니다. 아이를 가르치는 부모님들 '참을 인'자를 얼마나 많이 쓰셨을지..... 이번 기회로 깨닫게 되었어요. 언어는 제법 소질이 있는 반면 수학에는 머리가 멍해지는 아들을 가르치면서, 매번 아들이 울면서 수업이 끝났던 것 같아요. 응원을 해줘야 하는데 칭찬이 안 나와요~
오늘 학교를 방문해서 서류를 제출하려 했는데 매니저가 한 달후면 학기가 끝나니 9월에 입학을 하는 게 어떻겠냐고 이야기를 했습니다. 아들은 한국에서 4학년 1학기만 하고 이집트로 왔기 때문에 이번 기회를 놓치면 4학년을 또 다녀야 할지도 모르기에 매니저에게 부탁을 하고 왔어요.
한 달 남았지만 지금 입학하면 9월에 5학년으로 올라갈 수 있지 않을까요?
매니저는 아들이 그동안 수업을 못 들었기 때문에 테스트를 통과하지 못할 것 같다고 걱정하며 이야기했어요. 저는 속으로 "우리 한국인들 너희 생각보다 똑똑한 민족이야"라고 생각했지만, 정중하게 부탁만 하고 학교를 나왔습니다. 매니저는 상사와 상의 후에 연락을 주겠다고 합니다. 제발~ 이번에 입학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학교를 나오면서 아들에게 "오늘부터 특훈이다!"라고 말하니 아들도 진지하게 알겠다고 했어요. 밖에 나오니 아들이 참 의젓하게 행동하네요.

어젯밤에 제가 직접 머리를 잘라주어서 오늘 깔끔한 머리로 학교를 방문하게 돼서 좋았습니다. 아들은 머리나 손발톱을 자르는 것을 좀 싫어하는 편이에요. 아들들은 원래 그런가요? 저로서는 이해가 안 되지만 그냥 인정해 주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코 밑으로 거뭇거뭇 수염도 나려고 하는 것 같고 다리털도 진해진 것이 얼마 후 에는 청소년이 되어 있을 것 같아요. 그래서 그런지 요즘 저보고 잔소리가 너무 많다고 불평을 합니다. 아~ 쿨한 엄마 되기 어렵네요!
아들이 학교를 가게 되면 저에게는 커다란 고민거리가 생깁니다. 바로 도시락입니다. 이집트는 학교 급식이 없기 때문에 라마단 기간을 제외하고는 매일 도시락을 싸줘야 하는데, 벌써부터 걱정이 되기 시작했어요. 저는 음식을 예쁘게 만드는 것을 잘 못합니다. 맛은 어찌어찌 나름(?) 맛있게 만들지만, 한국인 아들의 도시락은 분명 아이들의 관심을 받을 텐데.. 제대로 된 K푸드를 보여줘야 하잖아요~ 한국에서 김이나 라이스페이퍼 같은 재료들을 좀 주문해야 할 것 같습니다. 왜 제가 신날까요?
지금 시간은 오후 5시 반!
햇살은 적당히 강하고 바람은 1층과 2층을 지나 저를 훑고 지나갑니다.
냉장고에는 시원한 수박이 준비되어 있는, 지극히 평범한 오늘이 참 감사하게 느껴집니다.
오늘도 글을 읽어주셔서 감사해요^^
📌 이집트 국제학교 입학서류 정보 요약
준비 해야 할 서류들:
1. 예방접종기록
2. 학교생활기록부 또는 성적증명서
3. 정원 외 관리증명서
4. 한국 국제학교 재학했던 증명서(이건 그냥 학교에 잘 보이려고..)
5. 태블릿 (수업에 필요하데요.)
가격: 번역, 변호사 공증, 인증 등으로 100만 원 정도
주의사항: 한국에서 발급받은 서류는 이집트 내 대한민국 대사관에서 인증을 안 해줍니다.
후기: 입학 허가되면 교복 맞추고 바로 등교가 가능하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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