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의 모래바람 Khamsin(캄신)

 
 
얼마 전 이집트로 새로 이사 온 분이 집을 구한다며 팁을 알려달라는 글을 올렸는데, 누군가 답글을 이렇게 달았습니다.
 

집을 구할 때는 창문을 잘 체크해야 해요.
안 그러면 집안에 흙이 쌓일 거예요!

 

저도 그 말에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창문을 닫아도 하루만 지나면 바닥에 흙먼지가 뽀얗게 쌓이는 요즘입니다. 오늘은 급기야 심한 모래바람 (khamsin storm)으로 인해 익일 휴교령이 발표 되었답니다.
 
제가 있는 카이로 슈룩은 사진 같은 모습은 아니었지만 바람이 심하게 불긴 했어요. 이런 날 야외 테이블에 앉아 샌드위치 먹는 저는 참 대충 사는 사람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남편은 그런 저희가 걱정되었는지 전화를 걸어 마스크를 하고 다니라고 했어요. 알겠다고 대답만 하고 아들과 저는 또 야외에 앉아 커피와 디저트까지 야무지게 먹었습니다. 자주 싸우지만 이럴 때는 손발이 척척 맞는 모자지간 이랍니다.
 

 

 
 

이집트 전통 디저트인 잘라비아(Zalabiya)인데요, 겉은 바삭하고 속은 부드러운 작은 도넛 형태의 튀김으로 달짝지근한 초코, 딸기 같은 시럽으로 코팅이 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아들은 한국의 찹쌀 도넛 같다며 꼭 먹고 싶다고 했어요. 매번 고민은 하지만 결국에는 마음이 약해져서 주머니를 열게 되는 것 같아요. 뚱뚱해지는 아들이 걱정스러운 것도 사실이지만, 맛있게 먹는 아들을 보고 있으면 저도 모르게 기분이 좋아집니다. 자식 이기는 부모는 없다더니 정말 그런 거 같아요.

 
 

 
 

오늘 마신 커피는 이집트 사람들이 즐겨 마시는 아랍식 커피입니다. 커피가루와 향신료를 같이 넣고 끓이기 때문에 커피를 마실 때 고운 커피가루가 입안으로 같이 들어왔습니다. 커피 향 외에도 여러 가지 향들을 같이 느낄 수 있어서 좋았고 부드러운 커피가루들이 에스프레소의 크레마 같은 느낌을 들게 해서 좋았어요. 시간이 지나 가루들이 가라앉아 마시기가 조금 수월해졌지만, 커피가 식으면서 맛이 너무 강하게 느껴졌습니다. 결국에는 반절정도만 마시고 버려야 했어요. 아직까지는 카페라테가 좋은 한국 아줌마입니다.

 

 
 
커피를 마시려 고개를 들다가 무심코 하늘을 보았습니다. 오늘 제가 누리는 이 자유의 시간이 참으로 감사하게 느껴졌어요. 하늘이 이뻐서 이기도 했지만, 블로그를 시작하면서 목표로 삼았던 것이 얼마 전에 이루어졌기 때문에 더 감사하는 마음이 들었던 것 같습니다.

 

 
블로그를 처음 시작 할 때, 정말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였습니다. 유튜브들을 찾아보며 개념을 이해하고, 용기를 내어 첫 글을 썼었어요. 시간이 흘러 제 글이 다른 사람들에게 읽히는 과정들을 보면서 그저 신기하기만 했습니다.

그러다가 며칠 전 애드센스 승인을 받은 것을 확인하고서는 아들과 끌어 안고 펄쩍펄쩍 뛰었습니다.

 

봐봐! 엄마가 해냈어~
엄마 잘했지?
포기하지 않으니 되긴 되는구나!

어떤 사람들에겐 쉬운 일일수도 있겠지만 저같이 평범한 사람에게는 놀라운 일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제 정말 시작이지만 그래도 좋기만 하네요~ 오늘은 그저 마음 편히 즐기렵니다.
제 글을 읽으시는 모든 분들에게도 좋은 희망의 씨앗이 심어지길 소망하며 오늘은 이만 인사드립니다.

제 글을 읽어주셔서 정말로 감사합니다!

 

📌 이집트 커피 정보 요약

구매 장소: Hyper 1 근처의 야외 부스 (10th of Ramadan)

가격: EGP25 (₩700)

특징: 커피향 외에도 또다른 향이 은은하게 느껴져요.

후기: 커피맛이 강하고 쓴편이라 한 잔을 다 마시면 속이 쓰릴것 같아요.

추천도:  ★★★☆☆

 

📌 이집트 디저트 잘라비아 정보 요약

구매 장소: Hyper 1 근처의 야외 부스
                  (10th of Ramadan)

가격: EGP60 (₩1,700)

특징: 겉바속촉!
         원하는 시럽을 고를 수 있어요.

후기: 엄청 달아서 어른들은 금방 질리지만 아이들에겐 인기만점 이예욤

추천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