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단연코 기자(Giza)의 피라미드입니다. 고대 세계 7대 불가사의 중 유일하게 현존하는 이 거대한 건축물은 수천 년의 역사를 간직한 채 오늘날에도 여행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습니다.
이집트에 처음 도착하여 호텔에 머물며 더위에 허덕이고 있을 때 공항에서 호텔로 오면서 이용했던 택시 기사의 권유로 피라미드를 다녀오기로 했습니다. 100달러를 지불하면 하루관광을 시켜준다 했어요. 지금 생각해 보면 택시기사가 알리바바(도둑) 였던 것 같아요.
7월 말 한창 더울 때라 가만히 있어도 목이 말랐지만 남편은 이집트를 보여주고 싶었나 봐요. 어릴 적 읽었던 람세스책을 떠올리며 그 신비롭고 웅장한 피라미드의 모습이 어떨지 가슴이 두근거리더군요.
아침, 기자로 향하는 길
카이로 시내에 위치한 호텔에서 기자의 피라미드까지는 택시로 1시간 정도를 가야 합니다.
이슬람교만 있을 것이라 생각했던 이집트에 교회가 보이더군요. 이집트는 인구의 30%가 기독교라서 교회도 꽤 많이 있다고 해요.
오래된 구도심의 카이로 시내를 지나 점점 사막의 풍경이 펼쳐지기 시작했습니다.
기자의 피라미드에 도착하여 택시로 피라미드를 구경하고 싶었지만 불가능하다고 하여 작은 마차를 타고 올라가기로 했어요. 티켓 사무실에 들러 가격을 50% 흥정하고 마차에 올랐어요.
표를 구매하고 입장을 할 땐 여권을 보여줘야 합니다. 이집트 현지인들은 일 년에 2번만 피라미드를 볼 수 있데요. 워낙 관광객이 많은 곳이라 혼잡을 줄이고자 내국인들을 제한하는 것 같았어요.
두 명이 앉기에 적당한 마차에 세 명이 앉으려니 많이 좁았어서 아들의 입에선 볼멘소리가 나옵니다.
10분쯤 지나 피라미드에 도착했어요.
세월이 묻어나는 마부의 주름진 얼굴과는 다르게 올라가는 동안 유창한 영어로 설명을 해주었어요.
2개의 피라미드를 사진에 담을 수 있는 위치 즈음에 마차를 멈추고 마부는 친절하게 아들의 사진을 찍어주겠다고 했습니다. 피라미드를 사진에 담아준 마부아저씨의 재미난 센스가 오랜 기간 똑같은 구도의 사진을 만들어 냈을 것을 생각하니 저도 모르게 웃음이 나왔어요.

쿠푸의 대피라미드
다시 마차를 타고 움직이기 시작하자, 피라미드의 웅장한 모습이 점점 가까워졌습니다. 높이만 146미터에 달하는 쿠푸의 거대한 피라미드는 놀라웠어요.
은은한 금빛이 도는 아주 크고 단단한 돌들,
그 옛날 이 큰 돌을 어찌 옮겼을까 생각하며 정말 거인이 존재하기라도 했던 것일까 하고 상상력을 발휘하게 됩니다.
피라미드는 언덕에 자리 잡고 있었고 과거에는 피라미드 옆으로 강이 흘렀다고 해요. 모래바닥 일거라 생각했던 기자 피라미드 지역은 단단한 돌 위에 지어져 있었어요.
스핑크스와의 만남
피라미드를 다 구경할 때까지 마부아저씨는 기다려주었고 내려가는 길 마지막에 스핑크스가 보였어요. 스핑크스는 인간의 머리와 사자의 몸을 가졌다고 하죠. 스핑크스 앞에 서니, 생각보다 거대한 크기에 놀랐고 피라미드를 지키는 강력한 수호신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제 생에 첫 번째 이집트 여행장소는 그 유명한 피라미드였어요. 신비로움에 빠져들 것 같았던 기대감보다는 모든 게 녹아내릴 것 같은 햇빛아래서 열심히 일하는 이집트 사람들을 보며 삶에 대한 감사함이 느껴졌습니다.
스핑크스 길 옆 늘어선 기념품 파는 사람들,
눈을 반짝이며 많은 물건을 권하고 기대하는 눈빛들,
그 눈빛을 저버릴 수 없게끔 만드는 절박함에 못 이겨 10파운드를 주고 작은 조각을 구매했어요.
장식품이라 하기에는 너무나도 어설픈 조각들이네요. 비싼 장식품들은 나름 이쁜 것들도 많이 있어요.
피라미드 관광은 겨울시즌이나 밤에 하실 것을 추천드려요. 겨울에는 낮기온이 20도 정도기에 더 여유롭게 둘러보실 수 있어요. 밤에는 멋진 조명들이 어우러져 색다른 신비로움을 느끼실 수 있을 거 같아요. 티켓값은 조금 더 비싸다고 해요.
6개월 전에 다녀온 곳이라 기억이 가물가물하지만 인생에 한 번은 꼭 다녀와야 하는 곳인 것만은 확실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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